시월 유등축제를 기다리며 /edmondus
- edmondus (42회)
- 2018.08.13 23:0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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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월축제를 기다리며 /edmondus
올해도 축제는 열리게 될까?
耳順을 넘어도 아직 설익은 풋기가 남아
맘 설레는 시월을 기다린다.
물안개 수더분한 강 물위로 저녁 불빛이 일렁인다.
세상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린다.
강바람이 스쳐지나간 거미줄에
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걸려 흐느적거린다.
다리 없는 큰 강을 건너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.
나룻배 사공은 젖은 발이 마를 사이 없이 노를 저었고
어린 형제는 빨래하던 엄마 곁에서
발가벗고 물놀이 하며 주린 배를 달랬다.
헐벗어 추웠고 먹을 게 적어 늘 배가 고팠지만
다 같이 춥고 주렸으니 온 세상이 그런 줄로만 알았지.
세상을 원망하거나 크게 불평해 본 일도 없어.
편한 게 뭔지 몰랐으니 불편한 줄도 몰랐지.
세상은 처음부터 그랬고 사는 일은 다 그런 줄로만 알았지.
그런데 참 많은 게 변하고 또 달라질 수 있는 게 세상이더군.
옛사람들도 축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?
평생 이 곳에 터를 잡았던 사람들의 운명이 꽃불로 다시 피게 될까?
시공을 타고 넘는 기차가 있어 옛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다면
덜컹거리는 새벽기차를 타고 그 때쯤엘 다시 가보고 싶다.